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거 한 미인대회 출전자의 영상을 이용해 논란이 일었다.
밴스 상원의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SNS X(옛 트위터) 계정에 "긴급: 해리스 인터뷰 입수"라면서 17년 전 열린 한 미인대회 출전자가 지식이 부족해 말을 얼버무리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2007년 14~19세 여성을 대상으로 열린 '미스 틴 USA'의 참가자 케이틀린 업턴이 심사위원 질문에 제대로 답변 못 하는 장면이 담겼다. 업턴은 "미국인의 약 20%가 세계 지도에서 자신의 나라를 찾지 못할 것으로 믿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심사위원 질문에 "지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시 18세였던 업턴은 이후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으로 인해 괴롭힘을 당했을 뿐 아니라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 충동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엑스에 "1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영상이 등장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정치적 신념과 상관없이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괴롭힘은 여전히 멈춰야 한다는 것"이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 누리꾼들은 밴스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으나 그는 사과하지 않았다. 밴스 의원은 같은 날 미 CNN 방송에 문제의 영상에 대해 "20년 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업턴을 향해 "웃어넘기자"며 "농담(문제의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겠지만 케이틀린의 행운을 빌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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