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PC방 GPU로 인공지능 학습시킨다

입력 2024-09-01 14:38   수정 2024-09-02 00:48

PC방의 유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빈 주거공간을 공유해주는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사업 구조다. GPU 공유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 AI 업체와 PC방 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관리 업체 데이터얼라이언스는 이달 GPU 공유 플랫폼인 ‘지큐브’를 선보인다. GPU는 3차원(3D) 그래픽 구현을 위해 연산을 빠른 속도로 하는 데 최적화된 장치다. 고품질 그래픽 게임뿐 아니라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데도 쓰인다.

데이터얼라이언스는 PC방에서 쓰이지 않는 그래픽카드 내 GPU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다른 곳에서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른 기업이나 개인도 남는 GPU를 플랫폼에 올릴 수 있도록 해 수익을 나누겠다는 구상이다.

PC방 사업자 사이에선 주 고객인 게이머를 유치하기 위해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갖춰놓는 게 필수처럼 여겨져 왔다. 게임용 PC의 최고 사양 그래픽카드로 꼽히는 ‘엔비디아 RTX 4090’은 개당 시세가 300만원대다. PC방들은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갖추더라도 고객이 적은 오전과 점심 시간대엔 수익 확보가 쉽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PC방 수는 7525곳이다. 한 곳당 유휴 그래픽카드를 20개로 잡으면 15만500개를 쓸 수 있다.

네이버의 인프라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도 데이터얼라이언스에 유휴 GPU를 공급하기로 했다.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데이터얼라이언스에 투자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 AI 수요 급증으로 인한 GPU 수급난 해소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도 데이터얼라이언스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있다. 미국 클라우드 업체 배스트닷AI는 세계 각지에 남는 GPU를 클라우드 업체에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등이 1억250만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인 투게더AI도 GPU 공유 중개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에선 GPU를 클라우드로 공급하는 사업을 폭넓게 ‘GPUaaS(서비스형 GPU)’로 부르고 있다.

흩어져 있는 GPU를 활용하는 것은 실험적인 시도다. 기존 GPU 임대 사업은 한 장소에 동일한 성능의 GPU가 몰려 있기 때문에 관리가 수월하다. PC방 등 여러 장소에 산재해 있는 GPU를 묶어서 공급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장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잦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환경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보안 체계도 갖춰야 한다.

클라우드 업체들도 일반 기업에 유휴 GPU를 빌려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S,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이 클라우드를 활용한 GPU 구독 사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미국 람다와 함께 GPUaaS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서울 가산동에 있는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인 ‘H100’을 오는 12월 배치하기로 했다.

■ GPUaaS

서비스형 GPU(GPU as a Service). 장비 없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쓸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기술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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