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독서를 즐기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눴다. 책을 읽고 얻은 통찰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순수한 행복을 느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생각했다. ‘북클럽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월 1회, 한 권의 책을 읽고 오프라인으로 만나 읽은 책의 내용과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북토크 모임을 마련했다. 오프라인 모임은 평일 오전 7시 호텔에서 조식을 먹으면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처음 북토크 모임을 계획했을 때 지인들은 평일 오전 7시에 모이는 사람들이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청할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지 몇 명에 불과하더라도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1년간 모임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직장인들은 변수가 적은 오전 7시를 생각 외로 많이 선호한다. 둘째,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 셋째, 평일 오전 7시에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모임을 신청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참가자에게 신청 이유를 물어보니,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북토크에 참여함으로써 소위 ‘갓생’(신 같은 인생·긍정적인 하루 일과)이라고 불리는 생활 루틴을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았다.
모임에서는 책 관련 감상뿐만 아니라 경력, 조직, 삶에 대한 고민도 함께 공유한다. 나보다 조직 생활을 더 오래 해온 사회인들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명확히 그릴 순 없겠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지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커리어 외에 다양한 페르소나를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삶의 길목에서 그 문을 여는 연습을 하다 보면 회사와 일, 그리고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 다채로워질 것이다. 나와 같은 직장인들이 부지런히 꿈을 꾸고 하나씩 실현해가면서 다양한 형태의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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