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지난달 28일 오전 한 시간 동안 7%가량 급락했다. 이날 오전 6시께 국내에서 8348만8000원에 거래 중이던 비트코인은 오전 7시께 8012만1000원까지 빠졌다. 한 시간 만에 4.03%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같은 시각 24시간 전 대비 7% 이상 내려 5만8116달러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이유는 분명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투자자를 의미하는 ‘고래’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추측했다.
비트코인이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8000만원대로 회복했지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급부상과 돌발적인 매도 폭탄 등으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 등이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 중 하나로는 Fed의 금리 인하가 꼽힌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통상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은 상승세로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걸 나타내는 지표였다.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성공하길 바라는 Fed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계절 조정 기준 23만1000명으로, 전주 대비 2000명 감소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도 한층 완화됐다.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Fed의 금리 인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이날 글로벌 시장에서 6만달러대로 잠깐 반등하다가 다시 5만9000달러대로 내려왔다.
일각에서는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 반등했다는 이유로 낙관론도 나온다. 홍콩 기반의 암호화폐거래소 비트바이넥스에 따르면 2016년, 2020년 대선 주기 비트코인은 선거 전 급락 후 선거 이후 큰 반등을 보였다. 2020년 대선 두 달 전 비트코인은 1만2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16% 급락했다. 대선 이후에는 약 160일 동안 320% 상승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750달러였던 비트코인이 500달러로 30% 이상 급락했다. 대선이 끝나고 비트코인은 400여 일 동안 200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거시경제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과거와 같은 패턴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 들어 비트코인 백만장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백만장자는 8만8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가량 늘어난 수치다.
비트코인 백만장자가 증가한 것은 비트코인이 올 들어 40%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조미현 기자
그래픽=이정희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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