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비중이 높은 ‘가성비’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고물가와 배달비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맘스터치·맘스터치피자앤치킨은 올해 8월까지 폐업 신고한 점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75% 늘었고 수제버거 브랜드 프랭크버거는 지난해보다 130% 증가한 30곳이 문을 닫았다. 저가형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9일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했다. 배민은 중개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최대 3300원이던 업주 부담 배달비를 2900원으로 내리기로 했지만, 외식업주들은 ‘남는 게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배달비 인하보다 중개 수수료율 인상 폭이 더 커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치킨·피자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는 40대 박모 씨는 “1만9000원짜리 메뉴를 하나 팔면 배달 중개 수수료와 라이더 비용으로 5800원 정도 떼인다”며 “여기에 재료비 50~55%를 빼면 남는 건 3000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저가형 프랜차이즈들이 받는 부담은 더 큰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맘스터치·맘스터치피자앤치킨의 올해 1~8월 사업자 폐업 신고 점포(매장 양수양도 불포함)는 27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16곳) 대비 68.75% 늘었다. 맘스터치의 평균 배달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착한 가격’을 내세운 햄버거 프랜차이즈 프랭크버거는 같은 기간 30곳이 폐업해 전년(13곳)에 비해 130.77% 늘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낮은 저가형 프랜차이즈는 박리다매식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배달 단건에 적용되는 수수료 인상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달료 인상과 맞물려 음식 가격 인상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주문하는 두 마리 세트 가격을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8.6% 인상하며 “배달앱 수수료 가중에 따라 가맹점의 손익 구조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배달앱에 한해 판매가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KFC, 파파이스 등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따라 배달 메뉴는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앱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 소비자가 배달 주문을 줄여 자영업자가 다시 타격을 받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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