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창립 60여 년 만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수도권과 전북, 부산 지역의 단위 금고 부실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단위 금고가 내준 전체 대출 중 회수가 불투명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단위 금고는 자본총계(자기자본)가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파산(합병) 위기에 처했다.
▶본지 8월 31일자 A1, 5면 참조
지역별 부실채권 비율에 차이가 나는 배경에는 ‘권역 외 대출’ 규제가 있다. 현 법령상 단위 금고는 전체 대출 중 권역 외 대출 비중을 3분의 1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단위 금고 실적이 지역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전북과 부산 지역의 새마을금고는 건설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수도권 단위 금고도 기업대출 등에 집중한 결과 부실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강원(5.4%), 제주(5.4%), 충북(6.2%) 지역의 새마을금고는 부실채권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역별 순손실 규모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새마을금고의 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 109개 새마을금고는 올 상반기 총 30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고별 평균 28억원 적자를 낸 셈이다. 그 뒤를 서울(-14억원·금고당 평균 순손실), 인천(-11억원)이 뒤따랐다. 수도권 새마을금고는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커 이에 비례해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2억원), 강원(-3억원), 충북(-4억원) 새마을금고는 손실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
경북 B금고도 올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1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서울 C금고와 부산 D금고 등의 부실채권 비율은 올 상반기 말 30%를 넘어섰다.
당장 경영지표가 좋은 금고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금고의 지난해 말 순자본비율은 11.74%로 규제 비율(4%)을 한참 웃돌았지만, 올 상반기 말에는 3.01%로 추락했다. 관리형 토지신탁, 공동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 순식간에 경영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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