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위기의 빠진 '반도체 제국' 인텔이 이달 중에 사업 구조조정·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기업 알테라를 인수한지 9년 만에 재매각하는 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소식통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중순 이사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인텔은 2015년 FPGA 생산업체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22조3700억원)에 인수한지 9년만인 올해 1분기 이를 별도 자회사로 분사했다. 알테라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달리 만들어진 이후에도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반도체인 FPGA를 만드는 기업이다.
당초 인텔은 알테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로는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가 거론된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독일에 짓고 있는 320억달러(약 42조8800억원) 규모의 마그데부르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백지화하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운드리 부문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안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달 29일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 분사·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렸던 인텔은 창립 56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은 엔비디아, 파운드리 부문은 대만 TSMC 등에 밀리면서다. 인텔은 2012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2018년 철수했고, 2021년 겔싱어 CEO가 취임하면서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달 1일 2분기 실적발표는 최근 인텔의 부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2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00만달러 감소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14억81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16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전체 직원의 약 15%인 1만5000명을 해고하고 내년 자본지출은 올해보다 17% 감소한 215억달러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인텔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에 매각 가능한 사업과 유지할 사업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