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나 중국으로 옮겨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건강이상설이 불거지자, 중국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측이 "가임신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2일 북경청년망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푸바오의 행동 변화와 검사 결과를 근거로 푸바오가 가임신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센터 측은 "지난 3~4월 푸바오에게 호르몬 변화와 비정형적인 발정 행동이 처음으로 나타났고, 지난달 중하순 이후 심각한 식욕 감퇴, 활동 감소, 대변량 감소, 휴식 시간 증가, 물놀이 활동 증가 등의 징후를 보였다"며 "외음부 등에도 뚜렷한 생리학적 변화가 관찰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센터 측은 이와 함께 푸바오가 가임신 기간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건강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푸바오는 8월 하순 들어 활동량이 줄고 특유의 먹성도 보이지 않아, 팬들은 쓰촨성의 폭염 속에 푸바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보였다. 센터의 입장 발표로 팬들의 우려가 불식됐다.
판다는 5.5세부터 6.5세 사이에 번식을 시작한다. 푸바오는 2020년 7월에 태어나 현재 만4살이다. 아직 아직 교미를 통한 번식이 가능한 나이는 아니지만, 가임신을 통해 임신이 가능한 성 성숙기에 돌입했음을 센터는 판단하고 있다.
암컷 판다는 봄에 수컷과 교미하고 여름에 출산한다. 교미를 하지 못한 채 임신 증상이 나타나거나, 교미를 했으나 임신 증상만 겪고 실제 출산은 하지 않은 경우에도 가임신 증상을 겪는다.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 역시 가임신 증상을 겪었다.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는 지난 2월 발간한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를 통해 아이바오가 푸바오 출산 전인 2017년 가임신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강 사육사는 "당시 아이바오의 식욕이 줄어 대나무 섭취량이 반으로 줄고 몸을 계속 움직였으며, 몸의 열을 식히기 위해 몸에 물을 묻히는 행동을 계속했다"며 "7월이 되자 또 대나무 섭취량이 줄고 수면 시간은 늘었으며, 행동이 느려지고 예민해졌다"고 증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봄에 나타났던 증상은 성 성숙으로 가는 발정기 행동, 여름에 나타난 증상은 분만기로 가는 위임신(가임신) 증상이었다"고 부연했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의 판다 외교 정책에 따라 지난 4월 3일 반환됐다. 타국에 선물한 판다가 새끼를 낳을 경우, 새끼 판다가 성체가 되기 전 중국으로 다시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국내에서 '푸공주'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는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에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중국으로 옮겨진 후 푸바오의 이상 행동이 보인다"며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센터의 발표에도 푸바오의 건강을 우려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푸바오는 이제 겨우 4살이고 겨우 5살에 성인이 된다.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남의 딸이 가임신을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도 "내가 8월에 촬영한 푸바오는 가임신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푸바오의 거주 공간이 열악하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푸바오를 관람하고 온 중국 네티즌은 "푸바오가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어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풀밭에 누워서 헐떡거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푸바오에 대한 학대를 멈춰 달라는 캠페인 영상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등장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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