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2일 14: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이 부결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되면서 한미약품 전문경영인 독자 경영 체계에도 탄력이 붙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전처럼 박재현 대표가 계속 맡게 됐다.
이날 이사회는 임종윤 이사의 제안으로 열렸다. 임 이사와 박 대표를 비롯해 이사 10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비롯해 일부 이사는 전화 회의 방식으로 비대면 참석했다.
박 대표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한미약품 독자 경영에도 탄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한미사이언스에 종속된 회사가 아닌 한미약품만의 독자적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8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로부터 전무로 강등되는 인사 조치를 당한 데 이어 대표직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이사회 결정으로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날 이사회 결과는 이사회 구성에 따라 이미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신동국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 측 인사가 10명 중 7명으로 과반이다. 올해 초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후 본인들과 신동국 회장, 남병호 이사까지 4명을 새로 이사로 선임했다가 신 회장이 이후 변심해 모녀 측에 합류하면서 형제 측 이사는 세 명에 그치게 됐다.
한미약품 모녀와 신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다. 의안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는 1호 의안과 신규 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을 선임하는 2호 의안이다. 임시 주총은 청구 시점으로부터 두 달여 뒤 개최된다.
이사회가 임시 주총을 열지 않을 경우 3인 연합은 법원에 임시 주총 개최를 허가받을 전망이다.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선 1~2개월 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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