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가 맛집이라고 해서 가봤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곰탕만 먹기엔 배가 안차서 설렁탕까지 먹으니 행복했습니다." 서울의 한 곰탕집을 다녀온 방문자가 남긴 것 같은 이 후기는 실은 '진짜 리뷰'가 아니다. 리뷰당 500~1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에 따라 작성된 거짓 후기다.
후기 작업은 대부분 네이버 플레이스를 대상으로 한 '영수증 리뷰'로 이뤄진다. 오픈채팅방 관리자가 영수증·음식 사진을 올리면 방 참여자들이 '1', '2'와 같이 번호를 적어 올린다. 한 명만 참여할 수 있을 땐 1을 적은 사람이 리뷰를 단다. 네이버는 영수증을 인증해야 식당 리뷰를 달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오픈채팅방은 꽤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공지사항을 보면 영수증 리뷰는 전달한 당일 모두 작성해야 한다. 입금은 2주 단위로 정산된다. 참여자들은 공지사항 댓글을 통해 실명과 계좌번호를 적어 놓는다. 손쉽게 용돈벌이 할 수 있다는 문구로 이 같은 허위 리뷰어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 방을 통해 지난달 말 작성된 식당 리뷰들은 현시점에도 여전히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리뷰 클렌징 시스템'을 이용해 허위 방문인증, 광고성 리뷰 작성 등 이상 패턴이 탐지되면 별도 통지 없이 해당 내용을 즉시 가림 처리한다. 그러나 2일 현재 기준으로 약 1주 전 허위 리뷰도 계속 노출되고 있다.
미용실 후기 작업을 하는 오픈채팅방에선 '품앗이' 형태로 예약 리뷰가 이뤄진다. 리뷰를 원하는 미용실이 톡을 올리면 후기를 달 수 있는 참여자가 1대 1 채팅으로 연락하는 식이다. 채팅에서 예약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고 해당 시간대에 예약한 뒤 이용완료가 뜨면 후기를 남긴다.
네이버 플레이스 서비스에서 상위 노출이 될 수 있도록 서로의 사업장을 검색해 해당 페이지에서 일정 시간 체류해주는 방식의 품앗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네이버 측은 "플레이스 랭킹이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고 있어 이 같은 방식이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 검색창에서 '리뷰'를 검색하면 리뷰 품앗이 방들이 곧바로 눈에 띈다. 여기에선 네이버뿐 아니라 쿠팡, 당근마켓,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대상으로 한 리뷰 품앗이 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많은 주요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에 대한 소상공인 의존도가 높긴 하지만,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닌 셈이다.
이에 해당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내용을 미노출 처리하고 리뷰를 올린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제한한다.
서비스 이용시 리뷰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리뷰 거래·품앗이가 계속해서 방치되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용실을 찾을 때 더는 리뷰를 참고하지 않는다는 서울의 한 20대 대학생은 "요샌 리뷰 이벤트를 하는 곳도 많고 진짜 리뷰라고 느껴지는 후기도 보기 어려워서 지도 검색으로 나오는 리뷰를 보고 선택하진 않는다"고 했다. 점심·저녁 식사 미팅이 많은 한 30대 직장인도 "식당 밑에 달리는 리뷰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플랫폼 업계에선 리뷰도 일종의 콘텐츠로 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리뷰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이 같은 시도는 무위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플레이스는 신뢰도 높은 리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리뷰의 본래 목적이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이용정책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어뷰징, 금지 행위를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듈을 운영하고 탐지될 경우 자동으로 계정 경고 또는 리뷰를 미노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지속 모니터링한다. 관련 모듈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건당 500~1000원에 거래되는 '허위 리뷰'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선 네이버 영수증·카카오맵 등에 리뷰를 달면 건당 500원,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예약을 한 다음 리뷰 작업을 한 경우 건당 1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 방 참여 인원은 200명이 넘는다. 후기 작업은 대부분 네이버 플레이스를 대상으로 한 '영수증 리뷰'로 이뤄진다. 오픈채팅방 관리자가 영수증·음식 사진을 올리면 방 참여자들이 '1', '2'와 같이 번호를 적어 올린다. 한 명만 참여할 수 있을 땐 1을 적은 사람이 리뷰를 단다. 네이버는 영수증을 인증해야 식당 리뷰를 달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오픈채팅방은 꽤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공지사항을 보면 영수증 리뷰는 전달한 당일 모두 작성해야 한다. 입금은 2주 단위로 정산된다. 참여자들은 공지사항 댓글을 통해 실명과 계좌번호를 적어 놓는다. 손쉽게 용돈벌이 할 수 있다는 문구로 이 같은 허위 리뷰어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 방을 통해 지난달 말 작성된 식당 리뷰들은 현시점에도 여전히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리뷰 클렌징 시스템'을 이용해 허위 방문인증, 광고성 리뷰 작성 등 이상 패턴이 탐지되면 별도 통지 없이 해당 내용을 즉시 가림 처리한다. 그러나 2일 현재 기준으로 약 1주 전 허위 리뷰도 계속 노출되고 있다.
숙박·뷰티 업종선 '예약 리뷰' 품앗이 활발
예약 리뷰의 경우 주로 펜션 같은 숙박시설이나 미용실에서 이뤄진다. 네이버를 통해 예약을 한 다음 사업자가 '이용완료' 처리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는 빈틈을 노린 것이다. 미용실 후기 작업을 하는 오픈채팅방에선 '품앗이' 형태로 예약 리뷰가 이뤄진다. 리뷰를 원하는 미용실이 톡을 올리면 후기를 달 수 있는 참여자가 1대 1 채팅으로 연락하는 식이다. 채팅에서 예약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고 해당 시간대에 예약한 뒤 이용완료가 뜨면 후기를 남긴다.
네이버 플레이스 서비스에서 상위 노출이 될 수 있도록 서로의 사업장을 검색해 해당 페이지에서 일정 시간 체류해주는 방식의 품앗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네이버 측은 "플레이스 랭킹이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고 있어 이 같은 방식이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 검색창에서 '리뷰'를 검색하면 리뷰 품앗이 방들이 곧바로 눈에 띈다. 여기에선 네이버뿐 아니라 쿠팡, 당근마켓,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대상으로 한 리뷰 품앗이 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많은 주요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에 대한 소상공인 의존도가 높긴 하지만,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닌 셈이다.
리뷰 신뢰도 하락 땐 '콘텐츠화' 난관 예상
네이버는 플레이스 이용정책을 통해 직접 촬영하지 않은 영수증을 카카오톡·라인·네이버밴드 등으로 전달받아 리뷰를 올리는 행위를 '거짓 인증', '리뷰 조작'으로 규정하고 있다. 플레이스 서비스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해당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내용을 미노출 처리하고 리뷰를 올린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제한한다.
서비스 이용시 리뷰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리뷰 거래·품앗이가 계속해서 방치되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용실을 찾을 때 더는 리뷰를 참고하지 않는다는 서울의 한 20대 대학생은 "요샌 리뷰 이벤트를 하는 곳도 많고 진짜 리뷰라고 느껴지는 후기도 보기 어려워서 지도 검색으로 나오는 리뷰를 보고 선택하진 않는다"고 했다. 점심·저녁 식사 미팅이 많은 한 30대 직장인도 "식당 밑에 달리는 리뷰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플랫폼 업계에선 리뷰도 일종의 콘텐츠로 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리뷰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이 같은 시도는 무위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플레이스는 신뢰도 높은 리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리뷰의 본래 목적이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이용정책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어뷰징, 금지 행위를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듈을 운영하고 탐지될 경우 자동으로 계정 경고 또는 리뷰를 미노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지속 모니터링한다. 관련 모듈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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