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엄'에 대해 언급한 것을 맹비판하며 "매카시즘보다 더 심각한 광적 선동, 재명이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나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50년대 초, 미국에서는 '매카시즘'이라는 광풍이 불었다. 몇 년 이 지나 매카시즘은 허위와 몽상에 기반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일었던 매카시즘에 대해 "소련발 공산주의 팽창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찬 미국 사회에서 매카시 상원의원의 연설을 계기로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이 시작됐다"며 "매카시 측은 이 열풍을 정치적 반대자나 무고한 일반인을 탄압하는 데 활용했다.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조지 마셜, 찰리 채플린, 아서 밀러 등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피해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 계엄령 준비 의혹'을 거론한 것을 두고 "괴담"이라고 표현했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계엄 선포 권한은 국회 재적 과반이 찬성할 경우 즉각 해제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170석의 민주당만으로도 바로 해제시킬 수 있는데도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현실성 없는 괴담 선동으로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또 최근 야권에서 진행하고 있는 '친일파 척결 챌린지'에 대해서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재명과 조국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친일 밀정을 색출하겠다는 생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를 이용해 친일몰이를 하는 것"이라며 "2024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 중 제국주의 일본을 옳다고 하거나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을 넘어서는 나라를 만들어 극일하자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라며 "실제로 우리는 이미 일본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마치 수백 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가 국민소득에서 영국을 앞서간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언젠가 그들의 계엄 괴담, 밀정 색출 생쇼가 '허위와 몽상'에 기반한 것으로 밝혀질 때가 올 것이고, 성숙한 우리 국민이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괴담 선동', '친일 씌우기' 공세에 피로감을 느껴 정상 궤도로 돌아올 날이 올 것"이라며 "그때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열린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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