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다혜 씨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 문재인'으로 적시하는 등 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자 전 정부 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 모(44)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며 딸 다혜씨 거주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문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은 "자격지심", "야당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일련의 행위들은 흔히 이야기하는 보복이 아니라 질투와 자격지심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는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와 비교되고 평가되면서 놀림거리·걱정거리였다"면서 "윤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 정부를 탓하고 전 대통령을 탓하는 이유도 이제껏 모든 비교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일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이 독립생계라는 이유로 무죄 난 것 기억하고 있느냐"라면서 "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 제2의 '논두렁 시계'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고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다혜씨 등에 대한 검찰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본인의 X 계정을 통해 해당 사건 관련 뉴스 화면을 올리면서 "정치 보복을 단호히 배척한다"고 적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퇴임 후 수사를 받는 일이 반복되는 건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면서도, "법률과 규정에 입각한 정당한 수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선 "문재인 정권 초기 전직 대통령 2명과 보수진영 인사들이 구속당할 때 민주당은 '적폐 청산'이라고 열광했다"면서 "여당일 때는 '적폐 청산', 야당일 때는 '정치보복'이라는 내로남불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주지검 형사3부는 지난달 30일 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 등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대가로 서 씨와 다혜 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중진공 이사장에 2018년 3월 임명됐고 같은 해 7월 서 씨는 태국의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전무이사로 채용됐다. 취업 당시 서 씨가 항공업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다.
검찰은 서 씨가 2020년 4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월 800만원 급여와 월 350만원 주거지원비 등 약 2억 2300만원이 사실상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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