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볼보 장악 중대형 트럭서 깜짝 1위

입력 2024-09-02 17:45   수정 2024-09-03 01:57

현대자동차가 국내 중대형 트럭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등을 무기로 볼보, 스카니아, 벤츠 등 유럽의 전통 강자를 제친 것이다.

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의 중대형 트럭은 347대 팔렸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33.3%로 올라서며 전통 강자인 볼보 트럭을 제쳤다. 상반기 현대차의 중대형 트럭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380대)에 육박했다.

볼보는 같은 기간 305대의 중대형 트럭을 팔아 점유율 29.3%에 그쳤다. 볼보 트럭은 국내에서 수십 년째 1위를 고수했다. 2020년 시장 점유율이 절반(44.5%)에 달할 정도로 이 시장에선 대적할 자가 없다고 여겨졌다.

현대차 선전의 1등 공신은 대표 차종인 엑시언트프로다. 2006년 스웨덴 상용차 제조사인 스카니아와 협력해 내놓은 대형 트럭이다. 2019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엑시언트프로로 재탄생했다. 당시 기술을 준 스카니아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에 밀리고 있다. 스카니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0.3%로 현대차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올 상반기엔 17.5%로 3위에 그쳤다.

현대차 중대형 트럭의 연이은 선전은 상품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주요 대형 트럭 중 만트럭(TGS), 벤츠(3951) 등은 엑시언트프로(540마력)보다 낮은 510마력의 출력에 가격이 3억원 안팎이다. 볼보(FMX)와 스카니아(R540)는 540마력이지만 3억원이 훌쩍 넘어 엑시언트프로(2억원 안팎)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모델부터 전축에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했고 프리미엄 운전석 시트를 넣는 등 상품성을 크게 강화했다”며 “동급 대비 최상의 상품성이지만 가격은 수입차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엑시언트프로 덕분에 현대차의 대형 상용 매출도 급증했다. 상반기 현대차 대형 상용 부문 국내 매출은 1조5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140억원) 실적을 20% 가까이 초과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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