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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상장된 아프리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올해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안정, 월드컵 개최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뉴스가 이어져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아프리카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에크 아프리카 인덱스 ETF’(AFK)는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18.48% 올랐다. 같은 기간 18%를 기록한 나스닥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사우스아프리카 ETF’(EZA)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14.15%였다. 이들 ETF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도 주요 증권사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
AFK가 편입한 기업의 국가별 비중은 남아공이 35.6%로 가장 높고 모로코(17.8%), 영국(10.9%), 캐나다(10.8%), 이집트(5%) 등이 뒤를 이었다. 영국 등 아프리카 외 국가의 종목은 아프리카가 주요 사업 대상 지역인 곳만 담았다.
예컨대 AFK는 캐나다 광산 기업 아이반호마인스를 4.3% 편입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구리 광산을 개발하는 등 아프리카 사업의 비중이 크다. EZA는 96.7%가 남아공 기업이다.
AFK가 편입한 종목은 모로코 최대 은행 방크상트랄포퓰레어(6.6%), 남아공 은행 퍼스트란드(4.5%), 영국 다국적 광산회사 앵글로아메리칸(4.0%), 아프리카 14개국에서 통신업을 하는 인도 기업 에어텔아프리카(3.9%) 등이다. 남아공 종목으로 구성된 EZA는 통신사 나스퍼스(15.2%)를 비롯해 금융회사 스탠더드뱅크그룹(7.5%), 광산기업 골드필드(5.2%), 슈퍼마켓 체인점 쇼프라이트홀딩스(3.6%) 등을 담는다.
지난해까지 이들 ETF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건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고, 경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아공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 6월 재선에 성공한 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야당의 사회주의적 정책을 막고 주요 시장 개혁안을 펼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했다.
모로코는 최근 3%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고,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에 포함됐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공급망 재편의 수혜국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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