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거래량이 8800건(7월 기준)을 넘어서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금리가 한 달 새 1%포인트 이상 오르고 한도가 급감하자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0으로 전주(104.4)보다 0.4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첫째주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은 것을 뜻한다.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세 감소가 확연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장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LTV(담보인정비율) 60%까지 인정되던 게 40%로 내려가자 매수자가 돈을 구하지 못해 거래가 불발된 사례가 있었다”며 “매도자도 눈높이를 낮춰 가격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실수요자에게 번지고 있다. 둔촌동 C중개사는 “연말로 갈수록 대출 조건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분이 많다”며 “내년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실수요가 많은 지역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덕동 D중개사는 “최근 몇 달 새 집값이 워낙 오르니 집주인들은 전화할 때마다 호가를 올리지만, 매수자들은 금리 부담 때문에 문의만 한다”며 “실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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