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잔금 마련에 차질이 생길까 봐 밤잠을 설칩니다"
서울 강동구의 1만2000여 가구 초대형 단지인 옛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이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소식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대규모 단지다. 문제는 최근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취급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
우리은행은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고,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도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기로 했다. 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기간을 단축하고, 갭투자 목적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등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둔촌주공 단지에서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둔촌주공처럼 대규모 입주 단지에서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전세를 맞추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첫 입주자들의 경우 대출이 나오기 전까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일반분양자에 대해서도 전세자금대출을 조일 예정이어서 충격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자금대출은 기존에 우리은행이 이주비나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지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전세자금대출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반분양주택의 전세자금 대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해당 대출 규제는 개인 간 매매 시에만 적용되며 둔촌주공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재건축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입주할 시점이 되자 이번에는 대출이 속을 썩이고 있다"며 "다 때려 치우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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