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리츠의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일부 종목의 유상증자 이슈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는 0.11% 오른 471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이 ETF는 2.07% 하락했다. 이 ETF는 국내 주요 리츠들을 담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같은 기간 2.56%, 'PLUS K리츠'는 2.52% 각각 하락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리츠 ETF들도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세다.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ETF'(VNQ)는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4.17%, '슈왑 US 리츠 ETF'(SCHH)는 같은 기간 4.15% 상승했다.
리츠는 은행 대출과 투자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해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부담이 줄어 배당금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다.
국내 리츠 ETF들이 금리 인하 기대에도 상승세가 주춤한 배경으로는 주요 종목들의 유상증자가 꼽힌다. 지난달 2일 삼성FN리츠가 66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신한알파리츠(2000억원), 이지스레지던스리츠(320억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403억원)도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금리 인하에 맞춰 신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서다.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리츠들의 주가는 하향세다. 삼성FN리츠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2.72% 하락했고 신한알파리츠는 같은 기간 6.53%,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2.91% 각각 빠졌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로 인한 리츠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지만, 유상증자 후 배당금 증가도 이어져야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가 안정적으로 배당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식으로서 가치상승을 위해서는 배당이 성장할 수 있음을 입증 해야 한다"며 "국내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자산 편입과 주주환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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