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코인은 독자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분석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집중되고 있어 조정장이 오면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의 낙폭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달 28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관련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시가총액은 지난 3주 동안 79.7% 급증해 320억달러(약 42조8480억원)를 일시 돌파했다”며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페치를 비롯한 AI 관련 코인은 저점 대비 80%가량 급등했다”고 밝혔다. 앞서 페치, 싱귤래리티넷, 오션프로토콜 등 인공지능 프로젝트 세 곳은 토큰을 병합하고 인공지능 협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하면서 상승 기대감을 키워왔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향후 상승장에서 AI 관련 코인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관련 코인은 비트코인과 0.5~0.7의 강한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인공지능 코인을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확대한) 고위험·고수익 베팅 종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장은 최근 여러 악재에 반응하고 있어 알트코인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암호화폐 전략가 마이클 반 데 포프는 “암호화폐 시장은 텔레그램 창업자 체포 소식, 바이낸스의 팔레스타인 사용자 자산 동결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며 “다수 알트코인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있고,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의 반등을 확인하기 위해선 며칠 더 지켜봐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달 25일 374만원까지 반등했다가 하락해 343만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하면서 시장은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인 벤자민 코웬은 “Fed의 통화정책 완화가 다가오고 있다”며 “비트코인 도미넌스(암호화폐 전체의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조정받으면 알트코인의 낙폭은 매우 클 수 있다”고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뜨거웠던 암호화폐 시장의 환희는 가라앉았고 차분한 시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주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암호화폐 레버리지 거래, 청산 규모가 감소했고 자금 순유입도 둔화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흥분과 환희가 식어 당분간 조용한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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