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가해女·피해男' 포스터 논란에…허은아 "잘 만들었다"

입력 2024-09-03 12:31   수정 2024-09-03 12:32


성폭력 피해 여성 등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딥페이크' 관련 상담 안내를 하면서 남학생을 피해자로, 여학생을 가해자로 묘사한 카드 뉴스를 제작해 3일 사과한 가운데, 개혁신당은 '잘 만든 포스터'라는 견해를 밝혔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포스터가 왜 문제라는 거냐? 저는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잘 알려주고 있는 포스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딥페이크 범죄는 남성이 여성을 조작하든, 여성이 남성을 조작하든, 남성이 남성을 조작하든, 여성이 여성을 조작하든, 모두 '범죄'"라며 "비단 성(性) 관련 딥페이크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을 도용해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체의 제작-유통-소비 행위가 딥페이크 범죄이고, 철저히 단죄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본질이 이런데도 문제를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 일방적 피해자-가해자 서사를 덧붙이는 행위 자체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이 기회를 또다시 정치적 디딤돌로 삼아보려는 일부 '젠더팔이' 정치인과 시민단체에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성전화 충남센터가 만든 '딥페이크의 실체' 포스터는 딥페이크의 실체를 알리는 아주 잘 만든 포스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성 인지 감수성'까지 거론하며 사과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며 "딥페이크는 ‘감수성’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합리성과 과학성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성폭력 상담창구 '여성긴급전화 1366'의 충남센터는 지난달 '딥페이크의 실태'라는 주제의 카드 뉴스를 제작했다. 그런데 일러스트 그림에 피해자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으로, 가해자는 여학생들로 묘사한 일러스트를 삽입해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이에 센터는 이날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는 딥페이크 피해자에 대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센터는 "관련 직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성 인지 교육 및 재발 방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는 딥페이크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 더욱 신중을 기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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