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전략' 찾고 있지만… M캐피탈, 9월 디폴트 현실화 위기

입력 2024-09-03 17:14   수정 2024-09-04 14:22

이 기사는 09월 03일 17: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캐피탈의 유동성 위기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엔 급하게 기업어음(CP)을 찍어 위기를 넘겼지만 당장 이번달에만 1125억원에 달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이다. 선제적인 유동성 공급을 조건으로 진행 중인 매각 작업은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새마을금고는 아직 실사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가용 유동성 메마른 M캐피탈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만기가 돌아오는 M캐피탈의 여전채는 총 1125억원이다. M캐피탈은 지난달에도 1150억원 규모의 여전채가 만기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M캐피탈은 운용사(GP)인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주요 출자자(LP)인 새마을금고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현재 신규 여전채 발행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M캐피탈은 지난달 마지막날인 30일에 200억원 규모의 CP를 찍으며 급한 불을 껐다. 산업은행도 만기가 돌아온 200억원 규모의 여전채 중 150억원을 롤오버해줘 M캐피탈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회사 내 가용 유동성이 메말라 신규 자금 공급이 없으면 이번달을 넘기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M캐피탈은 메리츠증권에 2800억원을 빌리면서 핵심 자산을 이미 대부분 양도담보로 넘겼다"며 "남은 보유 자산을 헐값에 넘겨 자금을 마련하는 최후의 수단이 있지만 제 살을 깎아 먹는 방식이라 매각 작업 중인 M캐피탈이 선택하긴 어려운 카드"라고 말했다.

ST리더스는 당장 이번달에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조건으로 M캐피탈을 인수할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가 있긴 하지만 M캐피탈의 재무구조가 망가진 상황이다보니 인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새마을금고가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매각 작업은 잠시 멈춘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우선매수권 행사할까
업계에선 ST리더스가 M캐피탈을 인수한 펀드의 주요 LP인 새마을금고를 주목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23일 열린 펀드 사원총회에서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ST리더스가 2020년 말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3800억원에 M캐피탈(당시 효성캐피탈)을 인수할 때 새마을금고는 LP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500억원을 출자했다. 앵커 LP인 새마을금고는 우선매수권도 받았다.

하지만 새마을금고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다. 새마을금고는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날 이후 만기가 돌아온 200억원 규모의 M캐피탈 여전채도 롤오버를 해주지 않았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면 롤오버를 해주는 게 상식이지만 새마을금고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이유로 여전채를 상환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는 M캐피탈에 대한 실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펀드 정관상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이후에만 실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매수권의 행사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입장에선 순자산이 얼마인지 직접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다만 LP로서 포트폴리오사의 자산 현황을 대략적으로는 파악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우선매수권 행사 이전에도 실사를 할 수 있다"며 "실사는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오는 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M캐피탈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유동성 위기를 맞은 M캐피탈에 당장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새마을금고 내부에서도 M캐피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M캐피탈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M캐피탈을 인수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와 연관된 M캐피탈을 직접 인수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새마을금고의 감독 당국인 행정안전부가 M캐피탈 매각을 권고했다는 점도 인수 결정을 내리는 데 걸림돌이다.

업계에선 매각도, 우선매수권 행사도 어렵다면 제3의 방안이라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M캐피탈이 사실상 이번달을 넘기기 어려운 만큼 최악의 상황인 디폴트라도 우선적으로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총 자산 3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10위권 캐피탈사가 무너진다면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매우 클 것"이라며 "M캐피탈이 자생할 수 있도록 '시장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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