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연금 의무지출 '눈덩이'…올해 혈세 11조 들여 적자 메꿔야

입력 2024-09-03 18:11   수정 2024-09-11 16:42


지난해 정부는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에서 급여 지출로 빠져나가는 돈이 2027년 기준 9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년 만에 이 수치는 100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수급자 급증이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4일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지출 증가 이끌어
기획재정부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의무지출)는 올해 77조63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85조4414억원, 2026년엔 93조9166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서는 2027년의 지출 규모(101조852억원)는 2020년(51조6644억원)의 두 배가량이다.

4대 공적연금 중에선 국민연금의 지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국민연금 지출액은 올해 43조3729억원에서 2028년 64조1464억원으로 연평균 10.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공무원연금(5.5%) 사학연금(6.8%) 군인연금(4.5%) 등 다른 공적연금보다 지출 증가폭이 크다. 국민연금 급여 지출액은 2027년(60조6225억원) 60조원을 뛰어넘는데 이는 1년 전 정부가 예상한 지출액(53조3413억원)보다 약 7조원 많다. 제어할 수 없는 고령화가 지출액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물가 상승과 조기 연금 수령도 국민연금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급여 지출 실적은 지난해 39조402억원으로 당초 전망치인 36조2287억원보다 약 3조원 늘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에 연동되는 연금액이 늘어난 데다 조기에 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많아진 영향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수급 개시 연령이 63세로 상향되면서 62세에 연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 국민이 연금을 조기 수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4대 연금에 재정 11조원 투입
기금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입은 2024~2028년 연평균 2.4% 증가하는데 급여 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10.3%에 달한다. 이런 영향으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적자로 돌아선 지 오래다. 공무원연금은 2015년 보험료율을 높이는 등의 개혁을 했지만 개혁 이전 가입자의 은퇴가 이어지며 열악한 재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사용주인 국가는 이들 공적연금에 재정을 투입하며 적자를 메우고 있다.

올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각각 6조6071억원, 3조4169억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된다. 사학연금과 국민연금까지 합치면 4대 공적연금에 들어가는 국가 재정은 올해 11조462억원에서 2028년 14조441억원으로 증가한다. 사학연금은 올해 교원 등 가입자에 대한 국가부담분 등에 약 1조원,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공단 운영비 지원,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등에 111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국민연금은 근본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2055년 기금이 고갈되면서 재정에 훨씬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4일 재정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안을 발표하는 이유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달리 아직 흑자 상황이지만 기금 고갈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현재 세대가 양보하는 방향의 연금 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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