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호주 기업과 손잡고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개발해 연간 6만t 규모의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의 공급처를 다양화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내 천연 흑연 개발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포스코, 흑연 공급망 넓혀
포스코그룹의 자원 개발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내셔널은 3일 호주 퍼스 크라운타워스에서 열린 ‘제45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호주계 광업회사인 블랙록마이닝과 4000만달러(약 5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을 소유한 블랙록마이닝의 지분 19.9%를 확보하게 됐다.마헨게 광산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흑연 매장지다. 매장량이 약 600만t에 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이 광산의 1단계 개발에 참여해 연간 3만t씩 25년간 총 75만t의 흑연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이 일회성이었다면, 이번 계약은 블랙록마이닝에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투자 동맹’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마헨게 광산의 2단계 개발에도 참여해 2026년부터 연간 3만t, 2028년부터는 연간 6만t의 흑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헨게 광산은 앞으로 4단계까지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총 목표 생산량은 연간 34만7000t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추가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脫중국 드라이브 거는 장인화
포스코그룹의 아프리카 광산 진출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의 지원 아래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는 ‘공급망 안정화 추진 전략’ 등을 위해 5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마련했다. 포스코그룹 등에 우대금리 대출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2027년부터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포스코그룹은 장기적으로 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제로’에 가깝게 낮출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음극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흑연 수요량이 2027년께 약 15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흑연 이외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광물에 대해서도 탈중국 공급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취임 후 ‘흑연 탈중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2차전지소재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사업을 지속 발굴하겠다”며 “국가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그룹의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아프리카 대륙에 우리 기업이 첫발을 디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상훈/이슬기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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