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동차산업이 매우 어렵고 심각한 상황에 있다”며 “폭스바겐은 포괄적인 구조조정을 거쳐야 하고, 공장 폐쇄도 이제는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공장의 경쟁력 저하와 함께 경쟁자들의 유럽 진입을 이유로 들었다.
폭스바겐그룹은 볼프스부르크, 브라운슈바이크, 잘츠기터 등 독일에 10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각각 한 개 이상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이와 함께 “1994년부터 유지해온 고용안정 협약을 종료하겠다”며 인력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구조조정 인력이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전기차 업체의 침투가 폭스바겐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7월 유럽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9만 대로 1년 전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등록 대수(8만 대)는 21%나 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3위인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하이브리드카를 거느린 만큼 폭스바겐 수요를 일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현대차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경제/신정은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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