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사람들의 대화를 도청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마케팅 파트너 중 한 곳인 '콕스 미디어 그룹(CMG)'의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유출됐다.
해당 자료에는 CMG가 어떻게 '액티브 리스닝(Active-Listening)'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들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 광고를 생성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 노트북, 홈 어시스턴트 등의 마이크를 통해 수집된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광고주가 음성 데이터를 행동 데이터와 결합해 소비자를 타겟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출 자료엔 액티브 리스닝 소프트웨어가 사용자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는 6단계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광고주는 파악한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의도를 가진 '구매 의향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올린다.
매체는 "친구와 특정 제품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온라인에서 해당 상품을 검색한 후 더 많은 광고를 보게 됐다면 그 이유가 이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을 주요 고객으로 소개했다. 이 자료가 유출되멵서,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졌다.
파장이 일자 구글은 '파트너 프로그램' 웹사이트에서 CMG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CMG가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마존도 "CMG와 이 프로그램에 대해 협력한 적이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많은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은 그동안 자신의 기기가 대화를 도청하고 있다고 추측해왔지만, 대다수 IT 기업들은 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번 유출 사건으로 '도청설'이 사실일 수 있다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CMG는 이번 자료 유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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