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없다"…'최저가 추락' 제주맥주, 유증 또 지연에 투자자 떤다 [이슈+]

입력 2024-09-04 09:09   수정 2024-09-04 09:47


수제맥주 기업 제주맥주 주가가 상장 후 최저가까지 밀렸다. 유상증자 납입일이 여러 번 밀리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회사는 최대주주가 자동차 수리업체 더블에이치엠으로 변경된 후 경영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나 개인투자자들은 최대주주가 여러번 바뀌는 수순인데다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 사업 추진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지난 3일 장중 3010원까지 밀리며 상장 후 최저가(수정주가 기준)를 기록했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2021년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증시에 입성했지만, 적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며 주가는 상장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상증자 납입일이 밀리고, 배정 대상자도 바뀌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8월30일에서 9월30일로 고쳤다. 제주맥주가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정정한 건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다. 제주맥주는 당초 지난 3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100억원의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정정 과정에서 배정 대상자는 지와이투자조합에서 코리아인베스트1호투자조합으로 바뀌었다. 코리아인베스트1호투자조합은 올해 4월 설립됐다. 앞서 제주맥주 투자자의 의향 및 납입능력, 시기 등을 고려해 지와이투자조합을 제3자배정 대상자로 선택했다고 밝혔지만, 결국 투자금은 납입되지 않았다.

최초 공시 당시 밝힌 납입일이 5월30일인 만큼 유상증자가 11월30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최초 유상증자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검토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이 부과되고 제재금이 발생한다.

제주맥주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상증자 납입일이 밀리는 동안 제주맥주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누적 결손금이 커진 기업은 자본금 규모를 줄여 회계상 손실을 덜어내기 위해 감자를 결정한다. 1분기 기준 제주맥주 자본총계는 218억원으로 자본금(292억원)을 밑돌았다. 결손금은 877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자금 조달 계획이 연기되며 신사업 동력이 꺼질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인 더블에이치엠은 자동차 수리 업체로 지난 3월 창업자 문혁기 전 대표의 지분을 인수했다. 자동차용품과 수제맥주는 관련이 없어 사업 시너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제주맥주 주가 하락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바닥이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최근 제주맥주는 자회사 올곧을 거느린 에이지에프 지분을 취득하면서 '냉동김밥' 사업에 뛰어들었다. 2차 투자금 약 40억원의 납입 기한은 오는 30일이다. 회사 측은 현금 보유량이 충분해 투자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말 기준 제주맥주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4억원이다.

내년 1월 이전 비상장사인 에이지에프의 1주당 평가가치가 39만6524원을 웃돌 경우 70억원 규모의 3차 투자가 진행된다. 에이지에프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주관사 선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지에프의 100% 자회사 올곧은 미국 시장에 냉동김밥 '바바김밥'을 수출하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경영진 변경 후 자금 조달을 위해 힘쓰고 있다. 경영 정상화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는 30일까지 납입이 완료될 것이며 신규 투자는 보유한 현금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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