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차세대 항암제 세계 선두 될 것"

입력 2024-09-04 17:40   수정 2024-09-05 01:13

차바이오텍이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 개발에 승부수를 띄웠다. 아직 글로벌 승자가 없는 유망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의 렉라자를 발굴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임상 전문가인 남수연 전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를 연구개발(R&D) 총괄사장으로 영입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에 맞게 신약 개발

남 사장은 4일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세계 기준이 아니라 국내 기준에 머물러 있다”며 “차바이오텍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NK세포치료제로 세계 항암제 시장의 대표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NK세포치료제는 면역세포의 하나인 NK세포를 혈액에서 채취한 뒤 배양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제다. 그는 “아직 승자가 없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했다. 수년 전만 해도 선두업체로 꼽히던 미국 페이트테라퓨틱스, 엔카르타 등 NK세포치료제 개발사들은 임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6월 차바이오텍에 합류하자마자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 들어갔다. 국제표준에 맞게 세포의 ‘뿌리’가 되는 세포주부터 새롭게 확립하고 있다. 남 사장은 “FDA 기준에 적합한 공여자로부터 유래한 세포주로 만든 세포치료제여야 다국적 제약사와 유리한 위치에서 기술 이전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2년 내 글로벌 임상 착수”
차바이오텍은 10여년 전부터 NK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왔다. 그럼에도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최대 430억원 규모로 지난해 일본 아스텔라스에 기술 이전한 사례가 거의 유일한 성과였다.

차바이오텍은 기존에도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해왔다. 2022년 임상 1상을 마쳤지만 다음 단계인 2상에 진입하지 못했다. 다국가 임상 2상 계획이 틀어지면서다. 임상에 쓰는 NK세포치료제를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공간적 한계에 부닥쳤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이 여러 차례 국경을 넘나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남 사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임상 계획을 새로 짰다.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는 맞춤형 NK세포치료제 임상을 내년께 국내에서 한 뒤, 이어 다국가 임상은 동종 NK세포치료제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종 NK세포치료제는 건강한 세포 기증자에게서 얻은 NK세포를 배양해 제조한다. 글로벌 기준에 맞춘 세포주로 만드는 것이 남 사장이 꼽은 경쟁력이다.
○“파킨슨 치료제도 개발”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를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제, 무릎관절염 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남 사장은 “바이엘에 인수된 블루록테라퓨틱스가 최근 줄기세포 치료제로 파킨슨병 치료에서 의미 있는 임상 결과를 냈다”며 “블루록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했는데 우린 이보다 형질이 우수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만들면 더 나은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임상 시점은 2027년께다. 무릎관절염 치료제 임상은 2026년께 시작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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