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금투세는 일반 세금과 다르다. 국민 실생활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다른 세제와 비교할 수 없다. 과장이 아니다. 시장은 벌벌 떨고 있다. 분명한 건 밸류업을 외치던 한국 주식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모세혈관이 막히면 누구도 그 악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 이미 한국 증시는 경쟁력을 잃어가며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다.
금투세 법안이 통과된 이후 시장 중심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테슬라 전기차 열풍에 이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혁신은 국경 간 머니 무브를 가속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605억6700만달러(약 80조8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채권까지 합치면 1063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순매수 규모(156조원)에 육박한다. 올해는 역전됐다. 한국 주식은 3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하면서도 해외 주식은 13조원어치 가까이 사들였다. 해외 주식 양도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내더라도 글로벌 혁신기업에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선 것이다.
큰손 투자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보완책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를 허용하고 연 납입금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포함했다. 중산층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이유도 사라지는 셈이다.
세제는 나라 살림의 밑천이 되는 세수이기에 앞서 국민 실생활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정책 무기다. 부자 세금이라는 생각에 금투세 도입을 방치하면 당신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금투세는 증시 밸류업 이후 종합적으로 재설계해서 도입해도 늦지 않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