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HBM4 출시"…삼성, TSMC와 맞손

입력 2024-09-05 17:57   수정 2024-09-06 00:45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사업 경쟁사인 대만 TSMC와 손잡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내년 하반기 본격 양산할 예정인 6세대 HBM(HBM4)에서부터 협력한다. 엔비디아, 구글 등 대형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파운드리 라이벌과 협업도 마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최첨단 패키징을 모두 할 수 있어 HBM4 관련 ‘종합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TSMC와의 협업을 테이블에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HBM 주도권 찾기 위한 ‘승부수’
댄 코흐파차린 TSMC 에코시스템 및 동맹관리 헤드는 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삼성전자와 버퍼리스(buffer-less) HBM을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TSMC와 삼성전자가 HBM 협력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퍼리스 HBM은 전기적 문제를 방지하고 전압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버퍼’를 없앤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말 양산할 예정인 HBM4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보다 전력 효율성을 40% 끌어올리고 지연 속도를 10% 낮출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코흐파차린 헤드는 “메모리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파트너사와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전날 맞춤형 HBM4와 관련해 TSMC와의 협업을 시사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일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맞춤형 HBM’을 승부수로 띄우며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시스템LSI와 메모리 사업부에서 각각 설계와 생산을 맡고 파운드리의 제조 능력을 결합해 HBM 성능을 극대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른 파운드리 기업 등과 협업해 20개가 넘는 맞춤형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행사를 마친 뒤 “파운드리 협력사가 어디냐”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파운드리 다양화로 기술력 강화
삼성전자가 TSMC와 손잡은 이유는 HBM4부터 공정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해야 해서다. HBM4부터는 제조 공정이 기존과 크게 달라진다.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다이를 메모리 업체가 아니라 파운드리 기업이 만들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을 하지 않는 SK하이닉스는 HBM4와 관련해 TSMC와 손잡고 칩을 공동 개발 중이다.

다른 칩을 연결해 한 칩처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최첨단 패키징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수평으로 배치했지만 GPU 위에 HBM을 배치하는 ‘3차원(3D)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기본 전략은 D램 생산, 파운드리에서 로직다이 양산, 최첨단 패키징까지 한 번에 다 하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TSMC를 통한 로직다이 양산을 원하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TSMC와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턴키 전략과 TSMC와의 협업을 동시에 진행해 HBM4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새로운 기술 개발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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