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퍼리스 HBM은 전기적 문제를 방지하고 전압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버퍼’를 없앤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말 양산할 예정인 HBM4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보다 전력 효율성을 40% 끌어올리고 지연 속도를 10% 낮출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코흐파차린 헤드는 “메모리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파트너사와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전날 맞춤형 HBM4와 관련해 TSMC와의 협업을 시사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일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맞춤형 HBM’을 승부수로 띄우며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시스템LSI와 메모리 사업부에서 각각 설계와 생산을 맡고 파운드리의 제조 능력을 결합해 HBM 성능을 극대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른 파운드리 기업 등과 협업해 20개가 넘는 맞춤형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행사를 마친 뒤 “파운드리 협력사가 어디냐”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다른 칩을 연결해 한 칩처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최첨단 패키징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수평으로 배치했지만 GPU 위에 HBM을 배치하는 ‘3차원(3D)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기본 전략은 D램 생산, 파운드리에서 로직다이 양산, 최첨단 패키징까지 한 번에 다 하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TSMC를 통한 로직다이 양산을 원하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TSMC와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턴키 전략과 TSMC와의 협업을 동시에 진행해 HBM4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새로운 기술 개발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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