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전자는 1.43% 하락한 6만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후 약 9개월 만에 ‘6만전자’로 내려앉았다.
올초 시작된 AI 랠리 덕에 국내 반도체주는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올초 이후 약 75% 급등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전고점까지 약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AI 고점론’이 부각돼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할 때 삼성전자도 같이 내려가 현재 주가는 전고점 대비 약 22% 낮아졌다.
반도체 업종이 상승할 때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가 내릴 때 동반 하락한 것은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개발 완료 시기가 반도체 호황 시기와 맞물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삼성전자가 HBM3E 8단 제품의 퀄(품질) 테스트를 마치고 공급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주가는 3.45% 하락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의 다운사이클이 곧 시작된다”고 경고하는 등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실적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주가는 업황이 고점을 찍기 약 6개월 전부터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한 증권회사 임원은 “HBM이 증시의 큰 화두로 떠올랐을 땐 개발이 늦어져 랠리에 끼지 못하다가 업황이 다운사이클로 들어서기 전 AI 고점론이 대두하자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한다는 소식이 들렸다”며 “투자자가 기다려 온 HBM 개발 소식이 너무 늦어졌다”고 했다.
최근 패시브 펀드 투자자금의 화력이 강해진 영향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꺾일 때 외국 펀드들이 종목을 한 개씩 뜯어보며 매도하기보다 ‘바스킷 매매’를 하는 경향이 커져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과도해졌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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