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착취물 유포의 온상으로 지목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의 국내 이용자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해 "노이즈 마케팅 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텔레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47만1421명으로 전월보다 31만1130명 증가했다. 8월 활성 이용자 증가 폭은 2021년 3월 양대 앱 마켓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연령별로는 10대 이하 월간 활성 이용자가 7월 41만1754에서 8월 51만1734으로 9만9980명 급증하면서 전체 증가 폭의 32.1%를 차지했다. 미성년자가 대부분인 10대가 한 달 사이 10만 명가량 불어난 것. 50대 증가 폭 2만8421명과 비교하면 3.5배, 60대 이상 증가 폭 4291명의 23배를 웃도는 수치다.
텔레그램 이용자 수 확산은 딥페이크 논란으로 인해 호기심에 접속한 10대가 급증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라는 것.
딥페이크는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한 것으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딥페이크 음란 합성물이 유포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접속할 수 있는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 앱의 연령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10대를 중심으로 텔레그램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딥페이크 성 착취물 유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당국의 수사 협조 요청에 쉽게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부는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24일 파리에서 체포하고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 및 공모한 혐의로 예비 기소했다. 한국에서도 텔레그램 법인을 대상으로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텔레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범죄 수사를 위한 제도 개선 추진과 청소년 스스로 딥페이크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10대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예방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중단속이 이뤄진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이뤄진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는 총 118건 접수됐는데 특정된 피의자 33명 중 31명, 검거된 7명 중 6명이 10대로 파악됐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딥페이크 피해 지원을 요청한 781명 가운데 36.9%(288명)는 10대 이하였다.
한편 논란이 커지면서 텔레그램 측도 수사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3일 "텔레그램 측이 지난 1일 긴급 삭제 요청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25건을 모두 삭제했다며 사과의 뜻과 함께 신뢰 관계 구축 의사를 전해왔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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