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청년들은 전장에 몰아놓고…"불로장생 연구하라"

입력 2024-09-05 08:33   수정 2024-09-05 09:0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로장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구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더타임즈,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영원한 삶을 꿈꾸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관련 연구 기관에서 새로운 노화방지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며 "연구원들은 세포 노화, 골다공증, 인지 및 감각 장애와 맞서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보고하라는 명령받았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오는 현재 71세로 다음 달인 10월 72세가 된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은 오랫동안 노화 방지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활동적인 장수'를 추구하고 있다"며 "생물학적인 시간을 되돌리기 위한 최신 개발 사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더타임즈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불로장생 연구 프로젝트를 이끄는 건 미하일 코발추크 쿠로차토프핵연구소 소장이다. 그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고위 회원으로 국가지원 유전학 연구 프로그램을 감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원들 사이에서 "영생에 미쳤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해당 연구에 비판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립의학연구센터 한 소식통은 "푸틴과 코발추크가 수명 연장 연구를 추진하면서 관리자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해 서둘렀다"며 "모든 개발 내용을 긴급히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구센터 직원은 "수십만명의 젊은 러시아 청년들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져 죽고 있는 상황에서 노화에 대처할 치료법을 개발하라고 하는 거냐"고 불만을 표현했고, 한 과학자는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을 언급하며 "아무도 그 바보들을 말리지 못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들에겐 세포의 퇴화를 줄이기 위한 '개발 제안서'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 및 감각 장애를 예방하는 새로운 기술과 면역 체계를 교정하는 방법, 생체 인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의료 기술 개발에 집중하라는 지시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임기 연장 투표가 통과된 후 2036년까지 집권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가 80대가 넘을 때까지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심복으로 알려진 역시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74세), FSB 보안국장 알렉산드르 보트니코프(72세), 수석 고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73세), 다음 달에 태어나는 SVR 정보국장 세르게이 나리시킨(70세), 러시아 상원 의장 발렌티나 마트비옌코(75세) 등도 노령으로 유명해 노화를 늦추는 연구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 노화 방지 연구에 거액의 비용을 쓰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렘린의 한 소식통은 "국가 프로젝트에서 논의되는 모든 현대 연구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들어가는데, 지금은 이를 감당할 재정 상황이 아니다"고 저격했다.

여기에 노화연구 프로젝트를 이끄는 코발추크가 과거 "러시아 게놈을 개발해야한다", "특정 민족을 표적으로 삼는 생화학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한 만큼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건강을 둘러싼 괴소문도 나오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공개된 공식 회의 출석 영상에서 걷는 모습이 불안정해 보였다거나 지난해 연말 각종 공식 일정을 취소하며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다만 크렘린궁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는 건강에 부쩍 관심이 커진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추천으로 녹용에서 나오는 피로 목욕을 즐긴다고 전했다. 사슴의 피는 심혈관계 질환을 개선하고 피부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설이 있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사슴의 뿔을 뽑는 행위는 사람의 손톱을 뽑는 행위와 같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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