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당성장형 상장지수펀드(ETF)의 글로벌 자금 순유입액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슈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지 시장에서는 외면받는 추세다. 올 들어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였음에도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데다 커버드콜 ETF 등 다른 고배당 상품이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내투자자들은 꾸준히 SCHD를 사들이면서 전체 순매수에서 국내 투자자 비중이 두 자릿수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는 SCHD를 3억7524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순유입 금액 중 14%에 달하는 규모다.
SCHD의 글로벌 자금 순유입액이 감소하는 것은 그간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가운데에서도 수익률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SCHD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10.2%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S&P500지수(19%), 나스닥지수(20%)와 비교했을 때 성과가 좋지 않았다.
기간을 최근 5년으로 늘려봐도 S&P500지수가 93%, 나스닥지수가 122.4% 상승하는 동안 SCHD 수익률은 58.7%에 머물렀다. 배당성장률이 높다는 게 장점이지만 최근 10년간 평균 배당수익률도 3.3%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커버드콜 ETF가 SCHD의 자리를 꿰찬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상품이 ‘JP모간 에퀴티 프리미엄 인컴’(JEPI)과 ‘JP모간 나스닥 주식 프리미엄 인컴’(JEPQ)이다. 각각 S&P500과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상품으로, 배당수익률이 연 10%에 달한다. 특히 JEPQ에는 올 들어 60억677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전체 주식형 ETF 중 순유입액 13위에 올랐다. 고배당을 받으면서 나스닥지수 상승분도 일부 취할 수 있다는 게 인기 비결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SCHD의 장기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은퇴자가 아니라 먼 미래에 배당소득을 기대하고 SCHD를 모으고 있는 투자자라면 SCHD 비중을 줄이고 미국 대표지수형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SCHD의 장기 주가 상승률이 낮은 만큼 ‘복리의 마법’을 이용해 대표지수형에 투자해 원금을 더 불리고, 이후 원금을 배당금처럼 빼서 쓰거나 고배당 ETF에 투자하는 게 더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CHD의 장점은 하락장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배당성장률이 높다는 점”이라며 “결국 장기간 적립식 투자를 한다면 대표지수형도 하락장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어 젊은 투자자라면 SCHD 비중을 줄이고 대표지수형에 장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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