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의료 개혁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의료 개혁 실무 총책임자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료 개혁은 어렵게 시작했고, 꼭 성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비상 의료체제가 원활하다고 말했다"라며 "대통령이 문제없다고 한 다음 응급실이나 병원에서 사고가 터지면 일이 더 커질 것"이라고 포문을 뗐다.
이어 "해마다 의사 2000명 증원을 미룰 수 없다더니 2025년에는 1509명을 늘리기로 했고, 2026년 증원 안도 협상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는 등 눈치 보기를 거듭하다 이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쯤 되면 애초 왜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고열이나 복통, 출혈 정도는 경증이니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막말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하게 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차관이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응급실 이용 자제를 당부하며 "중증은 거의 의식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거나 이런 경우들로 그렇지 않고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난다는 것들은 경증에 해당한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은 "특정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국민적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충정과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책임질 당사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일단 당장 크게 국민들을 좌절시킨 분이 있지 않냐. 그리고 '의사단체들에서는 우리는 그 사람하고는 죽어도 (대화를) 못하겠다'고 하는데…제가 봐도 열받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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