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인이 하반기 가장 많이 매수한 채권은 ‘국고01875-2412(21-10)’로 집계됐다. 총 72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위에 오른 ‘국고 20-2’ 순매수액(3033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국고 21-10’은 2021년 연 1.875% 금리로 발행됐다. 오는 12월 만기가 도래한다.
금투세 시행 가능성이 커지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개인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는 채권 매매차익에 세금을 내야 하니 연내 수익을 실현하겠다는 얘기다. 예정대로 금투세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채권의 이자수익뿐 아니라 그동안 비과세이던 매매차익에 최대 27.5%의 세금이 부과된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 프라이빗뱅커(PB)는 “수십억원씩 자금을 굴리는 개인 채권 ‘큰손’들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개미의 ‘본드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개인들은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쿠폰 국채를 주로 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개인 보유 상위 10개 채권 가운데 8개가 2020~2021년 발행된 저쿠폰 국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저쿠폰 국채의 개인 보유 규모는 15조원대에 달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0~11월 개인 보유 저쿠폰 국채 위주로 매도세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국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투세 시행으로 채권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채권 개미의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부터 연기금 등 기관뿐 아니라 개인이 채권시장에 뛰어들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했다. 특히 기관들이 매수를 꺼리는 비우량 기업들은 개인이 대거 회사채를 사준 덕에 자금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투세 도입으로 개인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기업 자금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현주/심성미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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