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에 50만원' 넘더니 어쩌다…中 최고 명품주의 '굴욕'

입력 2024-09-08 12:47   수정 2024-09-08 14:09

중국 내수 둔화 속에 중추절(추석) 연휴(9월15∼17일)와 국경절 연휴(10월1∼7일) '대목'을 앞두고도 주류 및 월병(月餠)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제일재경·시대재경 등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중국 바이주(白酒) 시장은 예년에 비해 침체됐다.

민영 가격 공유 플랫폼을 보면 최근 보름 동안 중국 최고의 바이주 마오타이 도매 가격은 줄곧 하락세다. 마오타이 주력 제품인 '페이톈' 낱병 도매가는 이달 4일 기준 2365위안(약 44만7000원), 박스 도매가는 병당 2660위안(약 50만2000원)이었다.

작년 9월 낱병과 박스 도매가가 각각 2785위안(약 52만6000원)과 3005위안(약 56만7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가량 떨어진 셈이다.

중추절 대표 선물인 월병 판매도 줄었다. 중국베이커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월병 생산량은 총 32만t, 판매액은 220억위안(약 4조10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생산량 30만톤(t), 판매액 200억위안(약 3조80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선 내수 위축 외에 중국 당국의 반(反)부패 캠페인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상황이 주류와 월병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오타이 등 중국 명주와 월병은 전통적인 명절 선물이면서도 정부·기업 관계자들에겐 과대포장된 고가의 '뇌물'이 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작년 말 "부패가 갈수록 새로운 형태를 띠며 적발이 어려워지고 부패 사례의 반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통한 뇌물 수수 같은 신종 부패 수단과 강연료·컨설팅 비용 과다 수수, 고가의 술·월병·담배 선물 등에 주목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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