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근골격계 센터 16곳 운영하는 까닭은

입력 2024-09-08 18:27   수정 2024-09-09 00:36


삼성전자가 근골격계질환(MSD)을 예방하기 위해 전국에서 운영하는 센터는 16곳에 달한다. 통증을 호소하는 임직원에게 ‘1 대 1 관리’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3차원 체형진단 시스템 등 첨단 치료 장비도 갖춰놨다. 이곳에 상주하는 운동지도사만 69명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가 근골격계질환 예방 시스템을 한 차원 진화시키고 있다. 200㎜(8인치) 웨이퍼를 쓰는 구형 반도체 생산 라인 등에서도 임직원의 근골격계에 부담이 가는 제조 공정을 발굴하고, 물류 자동화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1200여 개 작업 전수 조사
삼성전자는 8일 근골격계질환 근절을 위해 디바이스경험(DX)·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이 포함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최근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근골격계질환은 반복적인 동작, 부적절한 작업 자세, 무리한 힘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건강장해로, 목 어깨 허리 팔다리 등에 나타난다. 디스크, 거북목,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해당한다. 삼성전자 TF는 직원들의 근골격계질환을 뿌리뽑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DS부문은 경기 용인에 있는 200㎜ 웨이퍼 기반 반도체 생산라인인 ‘기흥 6라인’ 내 웨이퍼 박스 물류 작업의 자동화율을 수년 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하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근골격계질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구조의 웨이퍼 박스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웨이퍼 박스는 더 가볍고 잡기도 편해 작업자의 손목, 손가락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신형 웨이퍼 박스는 이미 일부 현장에 투입돼 테스트 중이며, 검증이 완료되면 전량 교체할 방침이다.

DX부문도 생산라인이 있는 광주, 경북 구미사업장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부담을 유발하는 작업에 해당하는 모든 공정을 조사해 개선점을 발굴하고,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시행 중이다. 지난 6∼7월 1200여 개 단위작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구미사업장의 근골격계 부담작업은 38개로 나타났다. 이 중 개선이 필요한 3개 작업은 올해 말까지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웨이퍼 물류 자동화 2배로
삼성전자는 근골격계질환을 겪는 임직원의 치료와 관리에도 힘쓴다. 업무 중 근육 피로 해소와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전국의 사업장에서 근골격계예방운동센터 16곳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엔 3차원 체형진단 시스템, 균형능력 검사기, 고압 산소탱크, 필라테스 장비, 무동력 트레드밀, 척추 근력 강화 시스템 등 첨단 장비가 구비돼 있다. 이곳에선 건강운동관리사,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을 보유한 운동지도사 69명이 상주한다.

삼성전자는 근골격계질환 통증을 호소하는 직원들을 중증·경증으로 분류해 ‘1 대 1 케어’ 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처방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해당 직원들은 사내에 설치된 근골격계예방센터와 물리치료실을 먼저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턴 근골격계예방센터 방문이 어려운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 인력이 현장을 찾아가 직원들의 근력, 관절 유연성 등 신체 기능 측정과 신체 동작 분석을 통해 통증 개선 가이드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근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구형 반도체 라인이 있는 용인 기흥사업장 내 부속 의원엔 재활의학 전문의를 상주시키고 직원들이 외부 전문기관 못지않은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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