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뮤지니치 뮤지니치앤드코 회장(사진)은 8일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시장은 상당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잠재력도 매우 큰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뮤지니치앤드코는 1988년 뉴욕에 설립된 미국계 사모대출펀드 전문 운용사다. 사모대출펀드란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의 출자를 받아 은행처럼 기업 등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펀드를 뜻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 15개 사무소를 둔 뮤지니치앤드코의 총운용자산(AUM)은 374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한다. 뮤지니치 회장은 뮤지니치앤드코를 세운 창업자다. 그는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전 세계를 돌며 기관투자가를 만나고, 현장에서 뛰고 있다.
뮤지니치 회장은 한국 금융시장이 발전할수록 5대 금융지주의 시장 지배력은 약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도 대형 은행 등이 자본시장 전체를 장악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점차 지배력이 약화하고 사모시장이 성장했다”며 “이는 금융시장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설명했다.
뮤지니치 회장은 “한국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기업이 은행만 찾아가는 시대도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됐고, 기업대출 시 은행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이 많이 늘어났다”며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는 정부의 규제가 강해질수록 은행 대출 규모는 줄어들고, 기업은 사모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뮤지니치앤드코는 한국에서 사모대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를 대비해 연내 한국 사무소를 열고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뮤지니치 회장은 사모대출펀드는 은행의 동반자이면서 보완재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등 전통적 금융권은 부동산 같은 담보 자산이 없거나 부족한 회사에 대출해 주는 것을 꺼리지만 사모대출펀드는 현금 흐름이 건전하고, 사업성이 있다면 자금을 빌려준다”며 “사모대출이 활성화하면 중소기업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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