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관세 국가’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유세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대규모 관세를 적극 도입해 통상 환경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대중국 관세를 높이겠다고 강조해온 그는 이번엔 대상을 넓혀 ‘동맹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 발언을 쏟아냈다. 또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 체제를 흔드는 국가에는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날 그는 특히 유럽연합(EU)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는 오랜 기간 그들을 지원했지만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얘기다. EU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1분기 470억달러(약 63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을 향해 관세 폭탄 예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테슬라를 수출하려 하자 중국 정부가 그에게 중국에 공장을 짓도록 했다며 자신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다른 나라가 미국에 100% 또는 200%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똑같이 하겠다”며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신들 제품을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캠프가 달러화 대신 위안화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양자 무역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 부과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지난해 5월 2.54%에서 지난 3월 4.69%로 높아졌다. 달러화(59%)와 유로화(20%) 비중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미·중 갈등이 격해지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를 늘리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진다.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탈달러화를 논의했다.
후안 머천 뉴욕주 대법원 판사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을 11월 26일까지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유죄평결 자체를 철회해 달라는 트럼프 변호인단의 청구를 수용할지도 11월 12일 결정하겠다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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