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전민재 이어 진종오까지…전설들의 폭로에 '비상' [이슈+]

입력 2024-09-09 20:02  


2024 파리 패럴림픽 성화가 꺼지면서 프랑스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모두 마무리됐다. 그러나 '전설'들의 폭로에 체육계는 풀어야 할 숙제가 쌓였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개막한 파리 패럴림픽은 9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로 종합 순위 22위에 올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당초 이번 대회 금메달 목표를 5개로 잡았으나, 한국 선수단은 이를 초과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 등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순위 8위로 마감했다. 당초 대한체육회가 내건 목표였던 금메달 5개, 15위권 정도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체육계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잇따르는 폭로에 이어 대회가 끝나고 국회에서도 체육계를 향한 폭로가 나오면서다.

이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과 대한사격연맹의 부실 운영을 폭로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메달리스트들의 포상금이 미지급 상태"라며 "신 전 회장의 임금 체불 사실을 선임 과정에서 꼼꼼히 확인했다면 이런 회장이 취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신 전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명주병원)에서 임금체불 논란이 불거지자 약 한 달 만에 자진 사퇴했다. 고용노동부는 신 전 회장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진 의원은 "신 전 회장의 임금체불로 인해 경기지방고용노동청이 접수한 사건만, 또는 피해자만 200여명이라고 한다"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에 취임했다는 것 자체가 연맹 측의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전 회장의 비위 사실과 함께 사격연맹 사무처의 부실 운영 및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사격 사무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체육계를 향한 뜨거운 눈초리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부터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축구 팬들은 줄곧 축구협회의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았다.

파리올림픽에서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낸 뒤 선수 부상 관리와 훈련 지원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배드민턴협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전민재는 연맹 임원의 반대로 생활 보조 지원을 못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 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최근처럼 소란스러웠던 일이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체위는 지난 5일 최근 논란이 된 스포츠 협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위한 증인 채택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 감독,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 등 증인 25명과 참고인 8명이 오는 24일 국회에 출석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YTN '김성경의 남산드라이브'에서 "여러 가지 면으로 봤을 때 지금이 체육계 정책을 개혁할 적기다. 국민 여론은 원하는 것이 굉장히 많다. 대대적으로 새로운 정책과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개혁을 예고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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