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은 9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사심의위가 내린 결론이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했다”며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이 곧 법률상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거나 범죄 행위로 인정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 과정과 절차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면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지난 7월 김 여사를 대면해 조사하면서 본인에게 사후 통보한 것에 불쾌감을 표출하며 진상 파악을 지시한 바 있다. 진상 조사 절차는 사건 처분과 별개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최종 처분 못지않게 수사 과정과 절차의 공정함도 중요하다”며 “문제점이 있었다면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이 사건 최종 처분 과정에서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수사심의위의 구성과 운영, 결정, 공보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법령을 정확하게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 사회적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입법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청탁금지법 규정상 하자를 지적했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를 근거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이날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본인에 대해 별도로 수사심의위를 열어달라고 한 요청을 받아들여 이 안건을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다른 결론이 나오면 최종 처분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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