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올인'하는데…韓·美·日·獨은 반대 핸들

입력 2024-09-09 17:37   수정 2024-09-10 00:50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길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낮춰잡는 작업에 일제히 들어갔다. 반면 중국 전기차 회사들은 목표 수정 없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넓히고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지난 6일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50만 대에서 100만 대로 낮췄다. 지난해 5월 “2026년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 대수 1070만 대 중 150만 대를 전기차로 팔겠다”는 목표를 세운 지 1년4개월 만이다. 도요타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대수는 10만 대에 그쳤다.

볼보는 이달 4일 “2030년부터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팔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25년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접었고, 포드는 3열짜리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공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나선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년 전에 설정한 200만 대로 유지했다.

이들 완성차 회사는 하이브리드카로 전기차 캐즘을 이겨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볼보는 2030년 전기차 완전 전환 대신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로 대신하기로 했다. GM도 하이브리드카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포드는 대형 전기 SUV 프로젝트를 하이브리드카로 대체했다. 현대차는 7개인 하이브리드카 차종을 14종으로 두 배로 늘리고, 제네시스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 회사들의 전기차 올인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중국 정부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앞장서 전기차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올 상반기에만 41만 대를 수출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내 완성차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하이브리드카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마저 게을리하면 전기차 시대가 완전히 열릴 때 중국에 더욱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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