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CEO·사진)은 지난 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TCL과 하이센스 부스를 둘러보니 굉장히 많이 따라왔더라”면서 “제품 다양화 측면에서 경계하며 봐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TCL과 하이센스는 올해 IFA에서 ‘세계 최대’ ‘세계 최초’를 내건 제품을 여럿 선보였다.
조 사장은 “그동안 상위 60%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불렀는데, 앞으로 이 비율을 70∼90%로 넓힐 것”이라며 “거의 모든 사람에게 프리미엄으로 접근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LG’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로보락이 접수한 로봇청소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데 대해서는 “늦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5일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했다. 그는 다만 “출시 시점은 늦었지만 중국 업체와 비교했을 때 같거나 더 높은 스펙을 갖췄다”며 “중국에 밀리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올 5월 미국에 이어 조만간 영국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를 만난다. 그는 “성숙 사업으로 평가받는 가전 부문에서 수년째 10% 넘는 성장률을 달성했고,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냈다”며 “기업 간 거래(B2B)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갖췄는데, 이런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서밋에 참석해 사티아 나델라 CEO를 만난 데 이어 최근 한 번 더 1 대 1로 만났다”며 “어떤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을 잘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대화했다”고 전했다. 퀄컴과의 협업에 대해선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분야에서 퀄컴의 가장 큰 고객”이라며 “퀄컴과 차량 내 AI를 어떻게 구현할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도법인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시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인도에서 LG는 오랫동안 국민 기업이기 때문에 ‘내셔널 브랜드’가 되는 큰 비전으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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