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 환골탈태' 식품주, 4분기 옥석 가려질 것" [인터뷰+]

입력 2024-09-16 17:18   수정 2024-09-16 17:19


초여름 증시를 뜨겁게 달군 식품기업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금방이라도 전 세계 식품 시장을 주름잡을 것 같았던 'K푸드'의 수출 실적 증가세가 한풀 꺾인 탓이다.

하지만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7월 말 식품주가 '주도주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의견이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식품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른 성장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생산능력 확장’이 꼽혔다. 최근 들어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불닭볶음면 설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해외에 직접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키워가는 중이다.

공격적으로 생산설비 확장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은 판로에서 나왔다. 조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때 미국의 대형 유통매장 내 매대가 비는 일이 발생했고, 그 자리를 한국 라면이 비집고 들어갔다”며 “한국 라면의 성공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상품기획자(MD)들의 K푸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이색상품 후보군에 K푸드가 진입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점을 찍고 고꾸라진 주요 식품기업들의 주가 차트를 보면 K푸드 열풍은 주식시장에 흔하디흔한 테마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 음식료품 업종지수는 6월17일에 고점(4924.06)을 찍고 이달 10일(3779.58)까지 23.24% 하락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자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경기방어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연구원은 “연초에 워낙 가팔랐던 식품 수출 실적의 증가율이 둔화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4~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실적 증가율이 40%에 달했던 카테고리가 (7월 초에 발표된) 6월 수출 증가폭이 20% 미만으로 꺾였다”며 “직전월 대비로 보면 6~8월엔 수출 실적이 제자리걸음이었다”고 전했다.

수출 실적 둔화가 세계 시장에서의 K푸드 인기 하락을 나타내는 건 아니란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한국 제조업 현장에서는 7~8월 여름휴가 기간이 있는 등 조업일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수출 실적이 전월 대비로는 쪼그라들 수 있다”며 “과거 데이터를 봐도 수출 실적이 여름철에 주춤하다가 9월 이후에 다시 올라오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 실적 증가율이 높아지면 K푸드 수출 테마에 포함된 종목들의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 연구원은 “가을 이후에 나타날 식품 수출 테마의 상승 국면에서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초여름의 식품 수출 테마의 랠리 때는 실제 수출 실적이 미미하고 수출 의지도 보이지 않는 회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인 측면이 있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옥석을 가려내는 시금석으로 조 연구원은 ‘생산능력 확장 여부’를 꼽았다. 그는 “해외에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진이 생산능력 확장에 투자하는 의사결정이 수출 실적 증가의 전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수요가 늘어나도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이 ‘검은 반도체’라고까지 불렸던 김이다. 조 연구원은 “김이 한국에선 그냥 밥반찬이지만, 해외에서는 스낵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도 “김을 만드는 회사들은 원초를 생산하는 1차산업에서의 공급이 부족해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물량 확보가 어려워 수출 실적 증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냉동김밥의 경우 라면을 이을 차세대 히트 아이템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해외 유통업계에서 찾아줘 판로가 확보됐고, CJ제일제당·롯데웰푸드·사조대림과 같은 대기업이 생산에 나서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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