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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테슬라 등 개별 종목에도 ‘초단기 옵션 거래’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로 데이 옵션(0dte)’은 만기가 24시간 이내인 옵션으로 그동안 주로 S&P500 등 주가지수와 연계돼 이뤄져 왔다. 최근 개별 주식에도 제로 데이 옵션 방식의 베팅을 원하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지수와 연계된 옵션에 국한돼온 제로 데이 옵션의 투자 열풍이 테슬라, 엔비디아 같은 개별 주식에 연계된 옵션으로 확대 적용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개별 주식에 연계된 옵션은 매주 금요일에 만료되는 ‘주간 만기 옵션’이다.
통상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높을수록 옵션에 붙는 프리미엄 가격은 올라간다. 상품의 현물 가격과 거래 행사 가격 간 차이가 클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제로 데이 옵션은 ‘당일 옵션’이라는 점에서 만기 기한이 가까워 옵션 구매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단시간에 적은 투자금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어 최근 월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한 해 중개업체와 거래소를 비롯해 찰스슈와브, 시타델시큐리티 등 전자 거래 회사들은 개별 주식에 제로 데이 옵션을 도입하는 문제의 장단점을 논의해왔다. 개별 종목에 제로 데이 옵션을 도입하면 거래를 활성화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주식 변동성이 급증할 수밖에 없어 투자자에게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나스닥 등 거래소는 개별 주식에 제로 데이 옵션을 도입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거래소는 제로 데이 옵션 성장세로 거래량 증가의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리테일 중개업체는 투자자의 옵션 거래가 실패했을 때 고객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제로 데이 옵션이 개별 주식에도 적용되면 실적발표 등으로 대규모 시간 외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 날 옵션이 만료되는 경우 위험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간 만기 옵션이 이뤄지는 대부분 기업이 금요일에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다.
당시 논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개별 주식에 대한 제로 데이 옵션은 이르면 2025년 말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 제로 데이 옵션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소수의 주식에만 제한적으로 출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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