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가운데 핀테크 기업만 21개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 다섯 곳 중 한 곳이 핀테크란 얘기다. 그만큼 금융 분야에서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내 핀테크 유니콘 기업은 금융 슈퍼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유일하다. 금융 선진국에 견줘 비교적 덩치가 작은 내수 시장과 과도한 금융 규제가 한국 핀테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인식이 퍼진 이유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이런 지적에 나름의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 핀테크 시장은 넓게 보면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크다”며 “작게 보더라도 세계 12위로 영국과 맞먹을 정도니 결코 작은 시장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핀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8조원으로 추정된다. 2028년에는 44.8% 늘어난 84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한국은 핀테크 기업이 해외 진출을 위해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는 시장”이라며 “토스도 국내에서 탄탄한 수익 구조를 만든 뒤 해외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한국만큼 정부가 금융 혁신을 주도하는 나라도 없다”며 “한국의 금융 규제가 기업가치를 떨어뜨린다고 꼭 말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토스는 초창기 빠르고 간편한 송금 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어 토스페이, 대출 중개, 증권 거래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상거래와 광고 등으로 추가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 전체 수익의 90%가 기업 간 거래(B2B)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토스는 토스증권을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200만 증권계좌 개설 기록을 달성했다. 토스뱅크 역시 문을 연 지 3주 만에 예금 7조원을 유치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기존 산업에서 볼 수 없던 속도로 성과를 냈다”며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한곳에서 해결하는 슈퍼 앱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토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토스의 기업가치는 15조~20조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토스 매출은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국민 30%가 토스를 이용하지만, 토스의 시장 점유율은 약 3%에 그친다”며 “앞으로 열 배에 이르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메가존클라우드 매출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50억원 규모이던 해외 시장 매출이 올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시장 성과를 통해 2026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조미현/황동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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