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전세대출 가계빚 폭증 주범

입력 2024-09-10 18:31   수정 2024-09-11 01:20

은행권 전세대출과 햇살론 등 서민 대상 정책대출의 보증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은행과 차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분별한 대출을 부추겨 가계 빚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 3대 보증기관은 세입자가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전세자금의 상환을 보증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증 비율은 HF가 90%, HUG와 SGI서울보증이 100%다.

전세대출 보증은 임차인이 더 쉽게 전세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순기능이 있다. 은행은 보증을 기반으로 담보도 없이 수억원에 달하는 전세대출을 내준다.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보증기관이 90~100%를 대위변제해 주기 때문에 심사를 깐깐하게 할 필요가 없다.

전세대출 보증 덕분에 주택 소유자(임대인)로선 임차인을 구하기 쉬워진다. 다주택자는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금을 기반으로 새집을 살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뒷받침하는 기능을 한다는 얘기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높은 보증 비율 덕분에 주택 가격이 오를 때도 전세자금을 구하기 쉽고, 이는 집값 상승기에 가계부채 증가를 더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정부와 3대 보증기관은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80% 이하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책서민금융상품에서도 높은 보증 비율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된다. 대표적 서민금융인 햇살론15는 은행이 대출해주지만 서민금융진흥원이 상환을 100% 보증한다. 대출이지만 상환되지 않는 부분의 대위변제를 위해 정부는 햇살론15에만 매년 900억원가량 예산을 투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 지원이라는 기능을 살리면서도 금융회사 및 차주의 도덕적 해이와 예산 낭비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정책상품의 보증 비율을 중장기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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