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10일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불공정 조세 혜택’을 줬다며 EU가 부과한 과징금 130억유로(약 19조2777억원)가 부당하다며 애플이 제기한 사건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플이 2016년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원심은 ‘불공정한 혜택’이라고 볼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집행위에 징수 명령을 취소하라고 했지만 항소심에서 뒤집어진 것이다.
집행위는 2016년 애플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EU의 정부 보조금 규정에 어긋나 불공정하다며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유로와 이자를 포함해 143억유로를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낮은 세율로 다국적기업 투자를 유치해온 아일랜드는 이 결정에 반발해 애플과 함께 집행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ECJ의 판결은 최종 판결이다. 천문학적 액수의 과징금을 두고 벌인 법정 공방은 8년 만에 집행위 승소로 끝났다.
구글도 이날 집행위를 상대로 한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패소했다. ECJ는 2017년 구글쇼핑과 관련해 EU가 구글에 부과한 24억2000만유로(약 3조6000억원)의 반독점법 위반 과징금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에 불복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 반독점 규제기관은 2017년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 구글쇼핑 서비스를 선호함으로써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구글을 고발했다. 1심에서 이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고, 24억유로가 넘는 벌금이 부과됐다. 이에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은 항소했다.
7년 만에 나온 판결에서 판사들은 “지배적 지위에 있는 사업체의 행위가 본질적으로 경쟁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고, 개별 사업체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재확인했다.
ECJ는 EU 최고 법원으로, 유럽연합사법재판소(CJEU)의 일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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