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지 않았던 여름 무더위가 지나가고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엔 급격한 일교차가 잦아 심장과 뇌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심뇌혈관질환을 잘 예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9월 한 달간 심뇌혈관질환 예방 캠페인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뇌혈관질환이란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 그리고 그 선행 질환으로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의미한다.
질병청은 20대부터 40대까지 청장년층이 이 질환들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은 급성질환과 달리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사전에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청장년층 때부터 알고 예방하고 치료한다면 향후 심뇌혈관질환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30대 성인 100명 중 고혈압 환자가 10명인데, 그중 7~8명은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 모르고 있다. 70세 이상은 87.1%의 환자가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해 40대는 절반, 30대는 4명 중 1명만 인지하고 있다. 자신이 환자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고혈압 유병자는 전국적으로 346만 명, 당뇨병 유병자는 200만 명에 달한다. 질병청은 선제적인 예방 및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 전 단계는 전국적으로 약 866만 명, 당뇨병 전 단계는 1695만 명으로 보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더 이상 고령층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며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오래 앉아 있는 생활환경으로 젊은 층의 비만과 만성질환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질병을 인지해야 관리할 수 있음에도 자신이 환자임을 모르는 20~40대가 많아 관리 시기가 지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제적인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아프고 나서 치료하는 것을 넘어 건강할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뇌혈관질환은 더욱 일찍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체중과 허리둘레가 적정해야 하고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를 측정할 것을 권고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이 높은 40대 이상과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20~30대에겐 조기 발견의 기회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증상도 미리 알아두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를 불러야 한다. 뇌졸중의 조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언어장애 및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이다. 심근경색의 조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압박, 호흡곤란, 팔·어깨 부위의 통증 등이다.
질병청은 다양한 홍보를 통해 ‘자기혈관 숫자알기’ 메시지와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을 안내할 예정이다. 김춘배 연세대 원주의과대 예방의학 교수는 “전국적인 예방 강화로 중증 합병증 예방 및 의료비 절감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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