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평산책방 폭행 사건에 "국민 편 가르는 정치 끝내야"

입력 2024-09-11 08:10   수정 2024-09-11 08: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발생한 직원 폭행 사건에 대해 "상대를 제거하고 국민 편 가르는 정치만 남으니, 국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고 10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서 "평산책방에서 벌어진 끔찍한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갈수록 과격해지고 또 많아지는 폭력행태를 보며 정치의 역할을 돌아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이해가 얽혀 있는 인간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이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며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하고 통합하는 정치의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는 그렇지 못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인정하고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균열과 갈등을 먹고 사는 '적대 정치'로 변질됐다"며 "상대를 제거하고 국민 편 가르는 정치만 남으니 국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심각한 위기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적대 정치를 종식하고, 정치의 본질을 복원해야 한다"며 "통합의 정치, 상생하는 사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가 지금의 정치에 부여한 책무"라고 했다.


앞서 울산지법 영장판사는 지난 8일 오후 7시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40대 책방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책방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6시)이 끝나 나가달라는 직원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며 마구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은 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이 대표 등을 만난 날이다.

평산책방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건 당일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사회는 "9월 8일 일요일 밤 20대 괴한은 책방 대문을 닫고 퇴근하려던 40대 여직원에게 '오늘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느냐?',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며 직원의 스마트폰을 낚아채 두 동강 내고 주먹과 발길로 마구잡이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책방 윗마당에서 시작된 폭력은 아랫마당, 대문 밖, 마을 안길, 길가 주택의 벽, 심지어 길 아래 밭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나 길 밑으로 밀쳐 굴러 떨어트리고 발로 밟아댔다"며 "몇몇 마을 주민이 나와서 막아도 폭력은 이어졌고, 여러 주민이 몰려나온 뒤에야 가까스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무려 8분간 살의가 번득이는 끔찍한 폭행이 자행됐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현재 피해자의 상태는 참혹하다. 왼쪽 팔이 부러졌고 갈비뼈와 척추뼈도 골절됐다. 뒷머리 쪽으로는 혹이 심하게 올라왔다"며 "골절된 팔은 절개 후 철심을 박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나, 부기가 너무 심해 수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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