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 대선…수혜주 찾기는 잊어라

입력 2024-10-02 11:04   수정 2024-10-02 11:05

[마켓] 투자 인사이트



미국 대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수혜주, 해리스 수혜주처럼 각 후보의 정책에 부합하는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소위 ‘수혜주’는 두 후보를 둘러싼 크고 작은 뉴스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현시점에서 시장 진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일 것이다. 미국 대선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지금, 과거 대선 기간 분석을 통해 현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보자.

선거일 전후로 100일간의 주식 시장 성과를 비교해보면, 공통적으로 선거 전에는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며 횡보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VIX(Volatility)지수의 평균치 또한 대선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야기되는 불확실성이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 결과다. 그러나 선거일이 지나고 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시장이 반등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정보기술(IT) 버블 이후의 시장 급락이 나타난 2000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타난 2008년을 제외하고, 대선 이후 100일 동안 주식 시장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선 이후 꾸려진 신정부가 펼칠 경제 정책과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주가는 선거 전 횡보하고 끝나면 오른다




미 대선을 앞두고 수혜주 혹은 피해주로 자주 등장하는 업종이 있다. 바로 헬스케어, 에너지, 금융, 항공우주 등과 같이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 그것이다. 투자자들은 수혜주를 선제적으로 예측해 수익을 높이길 원하지만, 시장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곤 한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전통 에너지와 클린 에너지의 엇갈린 주가 흐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전통 에너지를 선호한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그렇다면 두 후보의 당선 이후 수혜주로 예상됐던 업종의 성과가 실제로 좋았을까. 결과적으로 이러한 접근은 유효하지 않았다.

미국의 전통 에너지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트럼프 임기 말까지 약 39% 하락하면서 가장 부진한 섹터로 전락했다. 임기 시작 이후 에너지 업종 지수는 최고점까지 약 6.5%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사실상 선거 전에 랠리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클린 에너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클린 에너지 지수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시점인 2021년 1월까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바이든 임기 동안 클린 에너지 지수는 지속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물가 대응을 위한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인해 밸류에이션과 부채 비중이 높은 클린 에너지 업종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선거 전까지는 기대감이 견인하는 모멘텀이 유효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대선 전후 시장이 주는 교훈은 정치적 이벤트가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으나, 이벤트가 종결된 뒤에는 거시경제 환경 및 개별 기업의 이익 성장과 더 큰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단기적인 정치적 사건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주식 시장이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의 정책에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반응은 일시적이며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로 수렴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혜주보다 이익 성장주 찾기 나서야

기업의 이익 성장률은 주가의 장기적인 상승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2016년 이후 트럼프 임기 동안 기술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이 자리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상거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같은 기술들이 비즈니스와 개인 생활에 더욱 깊이 침투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수익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2020년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관찰됐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이 포문을 연 매그니피센트7(7개 거대 기술 기업) 랠리에서 정책적 영향보다는 개별 기업의 기술력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외부적인 정치적 요인보다 개별 기업의 혁신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 내부적인 이익 성장 요인이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대선 결과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 순간에도, 우량한 기업들은 매일 이익을 창출하며 나아가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에 주식 비중을 더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기술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이익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높아진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실적 시즌을 거치는 동안 해당 종목들의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

금리 인하, 경기 부진 가능성 등과 같은 거시경제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고배당 종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수보다 낮아 진입에 부담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우량한 배당주의 경우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높은 배당 수익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배당금 증액도 꾸준히 이루어진다. 장기적으로 배당을 지속해 온 기업은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증명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고배당 액티브 펀드나 배당귀족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함으로써 우량한 배당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높아진 주식 시장 변동성은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주식 시장은 다시 반등했다는 것이다. 즉,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은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할인돼 거래되고 있는 기간임을 의미한다. 그동안 연일 고점을 경신했던 주식 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놓쳤다면, 대선을 눈앞에 둔 현 상황을 활용해 주식 포지션을 보유해보기를 권한다.

김수빈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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